2019년 3월 9일 Pass Mt
2019년 3월 9일(토)
캬아~
이게 몬 조화냐잉...
꽃피는 춘삼월에 먼넘의 함박눈이 일케...캬캬캬~
어제...불타는 금욜저녁...
비인지...눈인지...
구질 구질 질척질척하게 하루종일 내리길래...
마을 형님들과 번개 모임으로...
고등어 구이 안주와 막걸리 한잔 하던중...
낼 토욜엔 산에가면 혹시 눈이 안녹았을것 같다고...
..아마...올 마지막으로 눈산을 구경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술김에 덜컥 산행 약속을 해버렸습니다.
엇....근데...토욜 새벽 눈을 뜨고 일기예보를 보니..
그동네 비가 온다고 되있더라구요...힝...
전..비오는날 빗소리 들으며 술마시는거는 넘 좋아하는데...
비 맞으며 걷거나 뛰거나..운전하거나 하는건 넘 싫어하거든요..
글타구 형님들하고 약속한걸 일방적으로 취소하기도 미안하구...힝..
제가 어케 사는지 다들 잘 아시는 분들이라..
마누라가 갑자기 애낳으러 가야하는 바람에
오늘 산에 못가게 됐다고 ...변명도 못하고...힝...
울며 겨자 먹기로 산행모임 장소로 나왔습니다요.
비올것을 대비해서...
우산이랑...판쵸우의만 챙겨서 집을 나왔는데...
앗! 할렐루야....
울동네를 벗어나 한시간반정도 서쪽으로 가다보니...
그동네는 하얀 겨울왕국으로 변해버렸더라구요. 캬아~
제가 요새 몇개월간...
폐경기...아니..갱년기 증상이 넘 심하게 와서..
우울증과...탈모증과...
무발기증...아니..무기력증에 시달려 왔거든요..
그래서 12년 넘게 매주 토요일마다 꼬박꼬박 댕기던 산악회 모임에도
벌써 6개월 가까이 계속 안나가고
나혼자 그냥 집에서 슬픈 영화나 보면서 혼술이나하고 그랬는데...힝
그래서 이번 겨울엔 눈산행도 한번도 못했었는데...
근데 일케 늦게나마...
춘삼월에...올겨울 마지막일지 모를
눈산행을 할 수 있는 행운을 얻었습니다요. 캬아~
근데...좀...아니..많이 아쉬운건...예쁜 언니들하고 같이 갔었으면...
언니들 사진도 예쁘게 찍어주고...
산딸기 착하다고 칭찬도 받고...
간식도 챙겨오고...
훨씬 더 해피했을텐데..힝..
이 하얀 산에 시커먼 아저씨들끼리만 5명이 산행을 하고 왔답니다.
캬아~ 암튼 뜻밖의 눈산행으로...
무기력한 삶에 활력이 생기는것 같고...
요새 고민 걱정하던 일이 잘 풀릴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듭니다.
비가 와도... 눈이 와도... 가물어도 울지말자!
아자! 아자! 산딸기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