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융....오늘도 아침부터 엄마랑 한바탕 싸우고...엄마는 엄마대로 속상해서 아파트 밖으로 나가시고....
.....동서남북 방향감각도 없으신 어머니가 걱정되서 6층 창밖으로 내다보게 만드네잉....에융....불안해라잉...
*어머니 들어오시면 다시 또.... 아무일 없던것처럼 잘해드려야겠다...
...에융....주변의 웬만한 노인들은 내잔소리에 다들 기가 팍 죽는데....우리엄마는 갈수록 더 사나와지냐잉...공격적이고...
...내가 무슨말을 할지 미리 준비해둔사람처럼....
-에잉! 저눔...... 비기싫은넘.....귀찮다는데 뭘 자꾸 나가자구 난리여....지애미 말이라면 들을생각도 않는넘이....하튼 저넘은 지애비랑 똑....에잉 관두자잉....
-야 이눔아!~ 이런거 나두 많이 타봤어 이눔아!...이런거 태워준다고 괞히 생색내지말고... 엄마가 하는 말이나 잘들어람마!
*어머니! 나중에 형제들이 보면 제가 어머니 재미없게 지내게 한것같잖아요!...좀 기분이 않나더라도 웃어보시람 말여요!.....
...글구....자꾸 잔소리 같지만....옷좀 이쁜것좀 입고 오시지 참나.....또....그 빨간 잠바는 또 뭐여요?...등산가는것도 아니고.....
이제 연말이되고 해서 파티도 같이갈 기회도 있을텐데....
-않찍엄마!...그래서 않찍는다고 했잖엄마! 찍고 싶으면 너나 찍어람마!....에잉.....내새끼만 아니면 확! 찍어버리고 싶다잉....
-에융....아침에 발르고 나온게 로션이 아니고 샴푸였나보네잉....얼굴이 왜일케 땡기냐잉....
*흠....무슨...그 멀리 미국까지 오시면서 화장품도 하나 없이......글구 어디서 구했는지 ....여기저기 호텔용 미니 화장품같은것들만 잔뜩 가져오시고....흠...
-야임마!...그만좀 해람마!...어디냠마?...공항가는버스 타는데가?.....에라잉!........머리좀 식히려고 왔다가 머리가 더 터질라고하네잉....
*죄송해요.....이제 잔소리 않할께요....앞으론...어머니가 빨간잠바를 입던지....빨가벗고 다니시던지 잔소리 않할께요.....
*흠....암튼 오늘 이시간부턴 휴전이여요....글구참 여기가 어디냐면요....워싱턴 DC 바로 건너편 포토맥 강가에 있는 올드타운이고요....
지금 들어와계신곳은 아트센터라고....가난한 아티스트들을 위해 작업실도 빌려주고 전시장도 빌려주는 유명한곳이여요...
어머니가 만지고 있는것은 무슨 푸로판 까스통이 아니고 남북전쟁때 쓰는 어뢰여요....아닌가?...그땐 어뢰가 없었던가?...암튼....어뢰는 맞아요...
*근데....아까부터 입은 왜글케 오무리고 계세요?
-......이 입열면 또 욕나올까봐 억지로 참고있는거담마....
*어머니~ 우리 재미있는 연출사진함 찍고가요~ ......거기 여인조각 옆에 각도 맞춰서 얼굴좀 내밀어보세요~
-않햄마!.....머....나이먹었다고 챙피한것도 전혀 없는줄 아냠마!
-그넘참....귀찮게시리....알았어! 빨랑좀 찍어!
*헤헤! 이중에서 우리엄마가 젤 이쁘게 나왔어요~
-....여우같은 넘....하긴.....절케 사람 비위 살살 맞추고 사니깐 여기저기 잘도 얻어먹고 댕기지.....
*여기가 아티스트들 작업실이여요....아티스트들을 선정해서 작업공간을 무료로 빌려주는거여요....
*이제 바깥으로 나가서 구경해볼까요?....어머니나 저나 아트보다는 보트가 더 관심있 않아요?
*엇? 어머니는 아트에 관심이 있으신가보네요?
-얘! 너두 미술전공했으면서... 이런건 못만드니?
*흠...머...여자들이 화장하면 다 미인인가요?....글구 주부들은 다 음식 잘만드나요?...흠...비유가 맞는건지 몰겠네 ...암튼.......전 돈되는거 아니면 싫어요....
*글치! 글치! 바로 이런거!....전 이런게 정말 찡하게 와닿아요....참 감동깊은 작품이네요....
-얘 영철아~ 내가 지금 뭐라고 써있는데서 서있는거냐?...넌 미국생활 그만큼 했으니깐 다 알아먹지?
*제가 요즘 눈이 많이 침침해져서요...영어같이 작은글자는 잘 않보이더라고요...담에 시간날때 알켜드릴꼐요....흠...
*여기 워싱턴지역은 살기는 참 좋은곳이여요....
*산이 있고...호수가 있고....강이 있고...수도(도시)가 있고.....나무 많고 ....공항이 있고....맑은 공기가 있고 한국처럼 사계절이 있고......
큰 자연재해는 없고 공기는 맑은 ...정말 좋은것 같아요....어머니도 아버지 잘 꼬셔서 일루와서 저랑 같이 사셔요~
-말이라도 고맙담마....
-...근데....니놈 사는꼴 보니깐 그래도 아빠랑 공기나쁜 서울에서 사는게 낫겠담마....
*어머니.... 근데 사실...여기 생활은 무척 무료하고 심심해요....정말 놀거리도 없고...특히 차없는 노인들은 더더욱이요....
*물론 젊은 사람들도 마찬가지고요...그래서 여기 남자들은 일이 끝나도 할일이 없으니깐 그냥 집에 일찍들어가고 주말엔 교회나 나가고....그래서 가정적으로 변하는 것 같아요...
...애들도 마찬가지고요...스쿨버스랑 부모님차로 통학해주니깐 어디 놀러갈수도...갈데도 없으니깐 그냥 집에서만 놀다보니깐 얘들도 한국에 있는 얘들보다 순진해요...
-그러니깐....괞히 길게 얘기하지 말고 ....무슨 소리 하려는거냐?...그냥 나보고 빨랑 한국 가란 말이지?
-얘~ 우리 여기까지왔는데...저기 저 배런배나좀 한번 타보고 가자 얘~
*무슨얘길 하시는거여요!...저게 얼마나 비싼지 아세요?...
여기 포토맥강을 한바퀴 돌아오는 유람선인데요...식사포함해서 일인당 요금이 180불이 넘는거여요...거기다가 팁도 또 내야지....
....
-야이눔아!...엄마가 낼껨마!...내가 그정도 딸라는 가져왔감마!....치사해서 참나...에잉!
*그게 아니구여....제가 함 태워드리고 싶은데요...오늘같이 주말엔 한참전에 예약한사람들만 타는거여요......
글구....젤 중요한건....우리 복장으로 입장이 않된담말여요...정장에 드레스 꼭 입어야된담말여요...
흠....다행이다....핑계거리가 갑자기 생각이 나서....
*헤헤! 그냥 여기서 시원한 강바람이나 쒜고 가죠 멀.... ....근데...쒜고가 맞나?.....암튼 ....저런 배위에서 맞는 바람이나 여기서 맞는 바람이나 다 똑같은 바람인데요 멀....
-근데.....여긴 물이 왜일케 지저분하니?
*여기서요....관광객들이 물고기한테 음식을 자꾸 던져줘서 그런거여요~...사진 왼쪽 하단좀 보세요....물고기 크기가 제팔 쭉핀것보다도 더 크죠?
*흠...뒤에 보이는 레스토랑이 씨푸드로 유명한 집이여요....어머니~ 어케...우리도 함 들어가서 먹어볼까요?
-관둬라 이눔아!...이런데서 먹으면 많이 비쌀텐데....그냥 집에가서 된장이랑 먹자 야~
*그쵸?...저는 사드리고 싶은데...정 그러시면 할수없이 먹죠 머....집에가서 된장이랑 먹죠 머...오이지 무친거두 같이....헤헤! 잘됐다....나도 저런 식당가면 어케 시키는건지 잘 모르는데....
*어머니! 왜 거기가서 서있는거여요!....그런거 구경하고 나면 돈내야된담말여요!....빨랑 일루오시람말여요!
-얌마!...야이 짠돌이 코리안넘아!....이미 투 레잇이담마! 가긴 어딜가라고 하냠마!....니네 마더한테 얼릉 1불이라도 넣고 가시라고 해람마!
-이 거지는 참 깔끔하게 입고서 노래부르네.....역시 미국....선진국 거지는 달라도 다르네.....
-엥? 뭐여?....저 코리안 아줌마 표정은?...누굴 거지보는듯한 표정이네?
-어머!...이거 잘못해서 10불짜리 넣었네......난...미국돈속의 코쟁이들 사진은 다 똑같아 보여서 헷갈렸네잉....
-이봐요! 코리안 아줌마!....낙장불입이유!
*어머니!...그만하고 빨랑 가자고요!...이장면에서 넘 오래 끌었어요!....나중에 우리식구들이 카페에서 사진볼때 지루해 한담말여요!
-얘~ ....이런거 봐도 돈내야하니?....나처럼 일케 눈을 다른데 보는척하고 있으면 안내도 되는거지?
*어머니! 버스시간 다됬어요~ 그만 빨리 가야되요~
*어머니!....아직 타면 안된담말여요! 먼저온 사람들 지금 줄서서 기다리고 있잖아요!...그래서 한국사람들이 욕먹는거람말여요!
-니눔은 한국사람 아니냠마!...지 혼자만 잘난줄알어....글굼마!...쟤들이 어딜봐서 줄서서 기다리고 서있냠마! 자빠져서 기다리고있지....
-암튼 좋네....꽁짜차 라니깐 더 좋네.....
*어머니! 제자리 글케 옷으로 안잡아놔도 돼요~여긴 자리 많이 남는담 말여요~
-야이눔아! 자리를 잡긴 누가 잡아놨다고 그렴마! 내가 나이는 먹었어도 그런 얌체아줌마같은 짓은 안한담마! 더워서 벗은거담마!
날씨가 일케 더운데 왜 오늘 춥다고 나보고 일케 두꺼운 옷 입고 나오라고 했냠마!
*흠.....합리화시키기위해서 운전사 아저씨한테 히터좀 틀어달라고 해볼까?....흠....정말 덥다....
*이골목길 양쪽에 있는 아기자기한 식당들은 아주 오래된 전통있는 식당들이래요....
*특히 길가에서 먹는.....이런 노천 식당들.....웬지 운치있어서 좋지않아요?
-난....웬지 먼지있어서 싫은데?
*암튼 구경함 잘하고 왔네요....
*이제 빨랑 집에가서 오이지랑 된장이랑 먹자구요~
*캬아~ 멋지다...엄마 뒤에서있는 모터 사이클.......
*캬아~ 멋지다....모터 사이클 뒤에 서있는 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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